“맨 앞자리는 어때요?”
“난 좋은데 너무 고개를 쳐들어야 한다며?”
“좀 그렇기는 해요”
“그럼 중간으로 해!”
“중간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가져갔지요”
“그럼 알아서 해!”
“통로가 있는 중간은 어때요?”
“거기도 괜찮지 않나? 일단 시작하면 사람들이 오가지도 않고~”
“시작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요”
“그땐 좀 참지 뭐!”
“그럼 거기로 정하는 거죠?”
“알아서 해!”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아침 일찍 가면 값도 싸답니다.
조조할인입니다.
칭얼대는 은지를 교대로 밖에 데리고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은지가 예약까지 대행해 줍니다.
인기가 많은 영화라 사람들이 좋은 자리는 이미 선점을 했답니다.
남은 자리 중에서 ‘어디가 괜찮냐?’고 묻습니다.
사실 어디서 보나 영화에 집중하다 보면 그게 그겁니다.*^-^*

결혼 초기에는 가족 모두가 다 함께 영화를 본다는 사실 자체가 무리였습니다.
‘김포공항에 배 들어오면 영화구경 가자’고 달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포공항에 운하가 뚫리면서 배가 근처까지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관에 직접 가서 영화 보는 것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딱히 영화가 싫은 것도 아닌데~~~
은지가 나섭니다.
좀 일찍 서두르면 조조 할인을 받아 가격도 저렴하답니다.
그렇게 시작한 우리 가족 영화 프로젝트가 회수를 늘려 갑니다.
이번에 영화는 ‘1,000만 관객을 돌파 했다’고 해서 들여다 보기로 했습니다.
은지 말에 의하면 배역 때문에라도 흥행에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도대체 뭐길래?’

그래서 봤습니다.
광복 70주년 때 맞추어 잘 개봉되었습니다.
배역들이 마치 진짜 독립군 같습니다.
은지 말이 맞았습니다.

[암살]이라더니 [공개 처형]이 맞는 것 같습니다.
속이 다 후련합니다.
지금 우리를 있게 한 선열들께 묵념 해야겠습니다.

열심히 일한 자판기, 오늘 하루 쉽니다

한번은 어떤 커피 자판기 앞에 가서, 커피를 뽑아 먹으려고 했더니 고장이 났었습니다.
고장이 나면 고장이라고 적어놓는데, 이 주인이 센스가 있더라고요.
고장이라고 적어놓지 않고 이렇게 적었습니다.

“열심히 일한 자판기, 오늘 하루 쉽니다.”

그것을 보면서 저도 피식 웃고 즐거웠습니다.
‘유머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삶 속에서 바쁘고 여유가 없다 보면 쉬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오늘 짧은 시간이지만 삶을 쉬게 하는 여유들이, 그런 쉼 들이 필요하지 않느냐라는 생각이 듭니다.

(후략)

- 이 요셉 소장(한국웃음연구소) -

Posted by 더큰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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