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레터

조화로운 사람

더큰그림 2015. 3. 18. 10:12

“정말이야?

“그럼요최고지요최고!

“그런데 최고로 대우는 안 해주는 것 같은데?

“왜요애들도 최고로 생각해요”

“아닌 것 같은데~

“정말이라니까요왜 못 미더우세요?
“그런데 내가 하자는 대로 다 안 따라와?

“그건 다른 거지요?

“다르긴 뭐가 달라말만 최고래?

“아니라니까요?

“그럼 달리기도 같이 하자”

“그건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거 봐!

“열심히 응원하잖아요?

“같이 해야지 뭐?

“욕심이예요욕심!

“최고라며?

“아이 참애들처럼~

 

그러고 보니 참 개구장이 같습니다.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면 실타래 풀리듯 흘러갑니다.

그러다가 자칫 엇박자라도 나면 큰일인데 자주 논쟁의 한 가운데로 아내를 끌고 들어옵니다.

순순히 되받아 치면서 이야기 하다가도 어느 순간 말을 닫아버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곧바로 백기 투항해야 합니다.

 

아내는 저와 달리 감성적이기보다는 이성적인 것 같습니다.*^-^*

가끔 자신의 의견과 상반되면 끝까지 물고 늘어집니다.

저는 고집이라고 핀잔을 주는데 절대 고집이 아니랍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상식에서 벗어나면 도통 대화가 안 됩니다.

 

그래도 유일하게 마구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언제나처럼 가장 아껴주고 위해주고 힘들 때 힘이 되어 줍니다.

무엇보다 아플 때 곁에서 자기보다 더 돌봐주는 사람입니다.

사실은 제가 하자는 대로 다 따라 줍니다.

 

달리기를 빼 놓고~~~

 

등산이나 여행이나 집안 대소사의 경우 아내는 항상 저에게 묻습니다.

그런데 물어보는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물어보면서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다만 어려운 것만 저에게 넘깁니다.

안 받을 수도 없고 결국 제 몫이 됩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부부인가 봅니다.

테레비에서 다시 태어나도 할아버지와 다시 결혼하겠습니까?’하는 질문을 아내에게도 던져 봅니다.

배시시 웃기만 합니다.*^-^*

 

‘말 같지 않은 질문을 왜 하느냐?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살아갑니다.*^-^*

 

조화로운 사람

 

(전략)

 

우리 모두는 다 감성과 이성을 가지고 있죠.

그런데 어떤 분은 감성보다 이성이 더 발달한 분이 있으시고 또 반대로 이성보다 감성이 더 발달한 분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건 부부싸움을 하신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실 누가 잘못을 하고 누가 잘못을 안 한 잘잘못의 문제가 아니고,

정말 어떤 분은 감성이 우선적으로 쓰이는 분이 있으시고 또 어떤 분은 이성이 우선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대립이 일어나는 거죠.

어떤 문제를 볼 때 감성이 있으신 분은 그것을 감정적으로 좋다싫다슬프다우울하다신난다. 이렇게 받아들이실 것이고요,

이성이 우선인 분들은 그것이 ‘옳다나쁘다그릇되다참되다. 이렇게 평가하려고 하시겠죠.

 

제가 만난 분들도 그런 차이점을 가지고 계셨는데요.

남자 분들은 대개 많은 남자 분들이 그렇듯이 이성적인 분이었어요여자 분은 감성적이셨고요.

그래서 자꾸만 아내가 흥분을 하고 화를 내고 슬퍼하고 우울해 하는 이유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은 옳지 않다. 이렇게 문제를 항상 해결해 주려고 하셨죠.

반면 여자 분께서는 그렇게 본인의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하고 공감해주지 못하고

사사건건 알려고 들고 따지려고 드는 남자가 너무나 미웠고요.

 

그런데 다르다는 것은 나쁜 게 아니죠그건 다를 뿐이죠.

그런 작업을 통해서 서로 이제는 본인의 성향들과 다른 성향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후략)

 

박 상희 소장(샤론 정신건강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