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레터

순간 순간의 충실

더큰그림 2015. 4. 8. 10:34

“병은이가 너무 활동적이지 않아 걱정이야”

“아녜요교회에서는 굉장히 인기가 많아요”

“인기가 많은 것은 순하기 때문 아냐?

“순해도 그냥 순한 것이 아녜요”

“남들이 하자는 대로 다 해주니까 그렇지?

“그렇지 않아요병은이도 한 고집 해요”

“그래?
“그럼요자기가 싫으면 확실하게 안 해요”

“그럼 싫어하잖아?

“그런 게 아니라싫은 것은 분명히 말하더라 구요”

“병은이가?

“선배들도 함부로 못해요”

“그건 놀라운 일인데?

“근무하는 데서도 그럴꺼예요”

“대단한데?

 

병은이가 또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외부 활동이 적고 혼자서만 생활하는 것 같아 나름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어딜 가든 쉽게 적응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면은 자랑할 만 합니다.

군대에서 보여준 동기들과의 활동적인 모습에 일단 안심은 했습니다.

그래도 교회에서든지 근무하는 곳에서 외톨이가 되면 어쩌나?’하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함께 활동하는 은지의 반응은 전혀 달랐습니다.

혼자 외톨이가 아니라 너무 잘 어울린다는 것입니다.

하긴 캠프에 가서도 곧잘 어울렸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습니다.

때로는 단체이긴 하나 앞에 나와서 노래 뿐만 아니라 춤도 춘다는 것입니다.

함부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스스로 알아서 잘 처신하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걱정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잘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괜한 걱정을 늘어 놓았습니다.

 

은지랑 교회에서 같은 청년부 소속입니다.

군대 훈련 받을 때도 많은 청년들이 걱정해주고 궁금해 했답니다.

 

‘의례 그렇게 이야기 하는 거지?

 

아니랍니다.

특히 누나들에게 인기가 많답니다.

빙그레 웃으며 수줍음을 타는 탓에 누구나 쉽게 대할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나 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때론 불필요한 걱정으로 아이를 선입관념으로 매도하는 경우가 이런 경우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세상에서 잘 적응하고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일단 그 문제에서는 벗어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도무지 친구가 찾아오지 않습니다.

너무 찾아와도 귀찮을 텐데 아예 데리고 안 오니 그냥 허전합니다.

친구도 데려오고친구네 집에도 놀러 가는 병은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여자친구를 데려올지 모릅니다.*^-^*

 

순간순간의 충실

 

나는 순간순간에 충실하기로 했다.

배고프면 먹고 목마르면 물 마시고

졸리면 자고 잡념이 많아지면 무조건 걸었다.

차츰 마음이 가라앉고 차분해졌다순해졌다.

자연이 나를 바꿔 놓고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잠시라도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은

모두 순해지는 자신을 느끼곤 했다.

 

조 화순의《낮추고 사는 즐거움》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