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레터

최고가 되는 노력

더큰그림 2015. 4. 9. 12:25

“쎄게 치라니까~

“야죽여죽여!

“어퍼컷어퍼컷!

“왼쪽으로 왼쪽!

“돌아 돌아피하란 말야!

“허리 허리옆구리 찔러!

“봐주지 말고 쎄게 치라니까~

“가드(?)는 내리지 말고~

“시간 얼마 안 남았어!

“파이팅!

 

도무지 무슨 소리를 하는지 하나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저 멍하게 외치는 소리만 흘러갈 뿐입니다.

어지러운 가운데서도 이놈 저놈 떠드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나갔다 합니다.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 할 경기입니다.

군인으로서 정신력이 너무 약하다고 도입된 엄청난(?) 경기였습니다.

처음에 경기를 했던 동기들이 너무 살살 하다가 교육관에게 된통 얻어맞은 뒤였습니다.

우연히 같은 대대 근무하는 동기와 경기를 펼치게 되었습니다.

 

4 5기의 홍수환 경기를 보면서 죽여죽여!’ 했던 기억만 있었습니다.*^-^*

복싱 경기는 늘 죽여야(?) 이기는 경기처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직접 경기를 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사전 연습도 없이 교육 훈련의 일환으로 복싱 특설 링이 설치되고,

[글로브낀 것은 이해되는데 [마우스 피스]까지 끼어야 했습니다.

경기만 보다가 난생 처음 직접 경기를 하게 된 것입니다.

이미 몇 차례 동기들의 앞 선 경기를 보았지만 대충 살살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앞 전의 경기에서 너무 허술한 경기를 했다고 된통 두둘겨 맞는 광경을 목격한 직후에 경기가 펼쳐진 것입니다.

 

‘복싱은 이렇게 하는 거야!

 

교육관의 주먹은 사정없이 다른 동기의 얼굴을 강타했고 링 위로 그냥 나뒹굴고야 말았습니다.

장난기 가득하던 모든 동기들이 일순간에 잠잠해졌습니다.

그래 봤자 어차피 3라운드 경기만 치르면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 손에 [글로브]를 끼고 [마우스 피스]가 입에 물려졌습니다.

1라운드를 탐색하려던 안일한 생각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같은 대대에 근무하는 동기의 일격이 그대로 안면을 강타하고 말았습니다.

머리가 휙 돌아가며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정신을 잃을 뻔 했습니다.

계속해서 들어오는 펀치는 아무리 막으려 해도 막무가내였습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에라 모르겠다’ 허공을 내지르며 냅다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다행히(?) 상대방의 얼굴과 옆구리에 강타되어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역시 휘청거립니다.

1라운드 3분이 그렇게 긴 줄을 정말 몰랐습니다.

아무리 ‘땡~하고 울려야 할 공을 바라보아도 여전히 시간이 남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3라운드를 치렀는지 모릅니다.

‘헤롱헤롱’ 겨우 버티고 서 있는데 주심인 교육관이 저의 오른 손을 들어 올립니다.

!’

이겼습니다.

어쨌든 복싱 경기에서 11승 무패의 전적을 안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복싱 경기를 보면서는 절대로 ‘죽여라살려라!하지 않습니다.

그거 진짜 죽는 경기입니다.

무지무지 힘들었습니다.

연습을 해도 힘들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절대로 복싱은 안 할 것 같습니다.

 

최고가 되는 노력

 

자기 자신의 재능을 믿지 말고 노력을 믿어라.

성실하라고 하는 건 너무 흔한 교훈이라 식상해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의 위치에 다다른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기 나름의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

인생이란 단 한번을 살다가는 것뿐인데

허튼 짓 해가며 낭비하고 탈진할 틈이 없다.

영혼을 담아 치열하게 노력하길 바란다.

 

조 정래 (‘조정래의 시선’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