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레터

자기를 이기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다

더큰그림 2015. 4. 22. 14:54

1조부터 출발하겠습니다~

“뭐야한꺼번에 출발하는 게 아냐?

“열일곱다섯네엣다시~

“어쩐지너무 쉽게 카운트 한다 했다~

 

“출바알~

“와아~

 

“그냥 가세요얼른거기 서서 뭐합니까?

~~~

“빨리 사진 찍고 가세요빨리!

 

연예인 [하하]가 나와서 사회를 보고 있습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잠실 운동장에 한 가득 입니다.

접수를 시작하고 ‘53초 만에 마감되었다’ 해서 화제가 된 마라톤 대회입니다.

사실 마라톤이라기보다는 10km단축 마라톤입니다.

우리 회사 스포츠 사업부에서 기획한 젊은이들을 위한 기획 이벤트랍니다.

미리부터 연예인 공연 부스가 보조 경기장에 설치되어 있고,

달리기보다는 함께 어우러지는 신나는 놀이터가 되어 있습니다.

 

많은 젊은 남녀들이 서로 손 붙잡고 운동장에서 웃음꽃이 만발합니다.

끼리끼리 왔어도 모두 젊은 청소년들 뿐입니다.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보통 마라톤 대회장에서 보았던 어르신은 물론이고중년의 고수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긴 53초 만에 마감되었으니 컴퓨터에 붙어 앉아 신청을 하기에는 많이 버거웠을 것입니다.

저는 같은 회사라고 특별 초대되었습니다.*^-^*

 

그런데 연예인 [하하]의 재치가 출발부터 웃음거리가 됩니다.

자기보고 사진 찍느라 출발선이 복잡하니 빨리 뛰어 나가랍니다.

그래도 사진 같은 거 찍지 말고 가라 하지 않고 얼른 찍고 가랍니다.*^-^*

1조 출발하고, 2조 출발하는데 12분의 격차가 생겼습니다.

일찍 운동장에 도착한 사람들이 1조랍니다.

 

화장실 잠시 다녀왔는데 이미 운동장 출발 선은 한 가득 찼습니다.

화장실 안에서보다는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길었습니다.

그나마 신호(?)가 일찍 왔기에 망정이지 조금만 늦게 왔어도 아예 출발도 못할 뻔 했습니다.

 

아직 2km남짓 달렸는데 벌써 선두가 되돌아 옵니다.

 

‘아무리 빨라도 그렇지~

 

10km 30분 안에 골인하는가 봅니다.

 

아직 3조는 출발도 안 했을 텐데~~~’

 

이래저래 잠실 벌은 주최측이 나누어준 주황색 티셔츠로 가득 찼습니다.

배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티셔츠에 배번이 새겨져 있습니다.

형형색색이 되지 않고 한 색깔로 통일시키려는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동아 마라톤 때는 잠실대교부분이 36km지점이어서 아주 힘들게 건넜는데,

이번에는 너무 쉽고 재미있게 건너게 되었습니다.

잠실 운동장에서 잠실대교 건넜다가 되돌아 오는 단축 코스이기 때문입니다.

여유만만 걸으면서 참가한 젊은 남녀들이 있어서 조금만 달려도 앞으로 치고 나가는 기분입니다.

 

가끔은 10km같이 짧은 코스를 뛸 필요가 있습니다.

1시간 안에 들어왔습니다.

완주 메달과 기록까지 받았으니, 1m 1원씩 소아암 어린이를 위해 기부합니다.

 

자기를 이기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다

 

돌이켜 보면 내 인생은

장애물 뛰어넘기 경주와 같았다.

그런데 그 장애물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코미디언 잭 파(Jack Par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