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받은 사람이라 말할 수 있으려면
"뭐라구? 뭐 뭐?"
"우리 반 애가 [댐]이라고 하는 거예요"
"[댐]이 뭔데?"
"[땜]이요, [땜]”
"무슨 땜?"
"아이 참! 처음부터 들으셨어야지요"
"처음부터 말하지 그랬어?"
"아빠는~ 우리 반 애가 손 들고 일어나서는 [댐]하는데 웃음이 나오잖아요?"
"웃으면 되지?"
"아이참! 우리는 보통 [땜]이라고 하지, [댐]이라고 하지 않잖아요?"
"아~ 소양강 땜?"
"그렇지요, 청평땜, 충주땜, 하잖아요?"
"그런데 뭐가 어때서?"
"우리 반 애는 계속 [소양강 댐]이요!라고 하지 뭐예요?"
"[효꽈]를 [효과]라고 발음하는 거네~"
"그래도 [땜]이 맞지 않아요?"
"쓰기는 [댐]이라 쓰고 읽기는 [땜]이라고 읽는 거지!"
"그니까요!"
"선생님의 약자인 [샘]을 [쌤]이라 하는 거와 같은 거 아냐?"
"하여간 한참 웃었어요"
수업을 참관한 학부형들도 모두 웃었답니다.
처음으로 은지가 학부모 참관 수업을 마치고 온 날 한바탕 이야기 보따리가 풀립니다.
어렸을 때, 선생님이 '몰라도 손 들어라'하시던 말씀이 생각나서 슬그머니 웃음이 나오던 참이었습니다.
친구 녀석이 손을 번쩍 들어서 정작 선생님이 시키니까,
벌떡 일어나서는 ‘모릅니다’라고 해서 한바탕 웃음보따리가 풀어헤쳐졌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수가 한창 높아 보입니다.
문법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기 보다는, 습관하고 차이가 나면 일단은 웃음이 터집니다.
[댐]이라고 발음하는 것이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땜]이라고 발음한 기성세대가 참관하는 수업에서는 상황이 확 뒤집어졌는가 봅니다.
적어도 어른들의 머리 속에는 [땜]이 지배적이었나 봅니다.
은지조차 [땜]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댐]이라고 하니 어리둥절해진 모양입니다.
그런데 학부모들이 웃기 시작하니 겉잡을 수 없는 혼란과 어수선함이 어우러졌나 봅니다.
수정을 해줄 수도 없고 결국 '아~ 땜?'하고 마무리 하려는데 계속‘[댐]’이라고 우기더랍니다.
요즘은 선생님도 학생들에게 배워야 하는 시댑니다.
‘쓰기는 [댐]이라고 쓰고 읽기는 [땜]이라고 읽는다’고 이야기 하려다가 말았답니다.
모처럼 자랑스럽게 발표한 어린이를 생각해 주어야겠다는 느낌이 들더랍니다.
'잘했다'고 칭찬하면서도 웬지 서먹한 분위기를 형언할 수 없었던 은지의 첫 학부모 참관 수업이었습니다.
교육받은 사람이라 말할 수 있으려면
교육을 받는 인간은 계속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이다.
예전에는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지
어디에서 유학 했는지가 교육 받은 인간의 지표였지만,
현대사회에서 지식은 바로 진부해지고 만다.
지금은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면
교육을 받은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 피터 드러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