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효과
“복 주머니 같아요?”
“아니! 어항 같애!”
“아이~ 복 주머니 만든 거라니까요?”
“어항처럼 생겼는데?”
“여기 위를 찌그리면 복 주머니 같을까요?”
“앞에다 [복]이라고 글씨를 붙여!”
“에이~ 느낌으로 복 주머니가 되어야 한단 말이 예요”
“그럼 복 주머니로 해!”
“아이 참! 모양이 복 주머니로 보이냐구요?”
“어항!”
그만 놀려야 합니다.
더 진도 나가면 자칫 울어버릴지 모릅니다.
은지가 밤마다 뭔가를 만듭니다.
이번에는 복 주머니 모양을 그려서 병은이한테 ‘오려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양손을 다 쓰는 병은이는 어릴 때부터 가위질만은 왼 손으로 합니다.
참 신기합니다.
그런데 꾀가 났는지 ‘가위가 안 든다’고 오리는 것을 그만 하겠답니다.
복 주머니를 아이들 숫자대로 하려면 적어도 20장은 오려야 했습니다.
서너 장 오리고는 중단합니다.
가위 핑계를 대고~
아내가 이어받아 곧바로 슥슥 오려댑니다.
‘잘 드는데?’
병은이의 꾀가 슬슬 올라갑니다.
하긴 거의 날마다 뭔가를 시키니 귀찮을 법도 합니다.
그래도 묵묵히 잘 해 주었는데 가위질은 싫은가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오리든, 이렇게 오리든 모양이 복 주머니여야 하는데 도무지 복 주머니 같지 않습니다.
아내도 오리고 나서는 ‘어항 같다’고 합니다.*^-^*
은지가 울쌍이 되어 갑니다.
수습을 하려 해도 안 됩니다.
결국 윗 부분을 쭈그려서 억지로 복 주머니 형태로 만들어 봅니다.
뭐 하려는지 날마다 공작 시간이 펼쳐집니다.
가족을 데리고 실습 예행 연습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웃음 보따리입니다.
어느새 병은이는 사라졌습니다.*^-^*
실수효과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보다
약간 빈틈 있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실수나 허점이 오히려 매력을 더 증진시킨다.
이를 ‘실수효과’라 한다.
- 캐시 애론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