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레터

사랑 받는 비결

더큰그림 2015. 5. 26. 11:38

“밤을 꼴딱 샌 거야?”
“그랬대요”
“그래서 일찍 자는 거네?”
“그럼 자야지요? 잠을 많이 잔 나도 졸린대요”
“잘 했대?”
“선생님들이 많이 오셔서 참관했대요”
“교장 선생님한테 많이 지적 받았다며?”
“그건 교안 작성할 때 코치해 주신거구요”
“그걸루 수업했을 꺼 아냐?”
“그렇지요? 잘했다고 칭찬 많이 받았대요”
“누구한테?”
“누구긴요? 교장 선생님이죠”
“대단하네”
“몇 날 며칠을 밤새워 준비했는데요”
“병은이 기여도가 상당할 텐데?”
“그렇지요? 온 가족이 합심한 건데~”

초보 선생님들이 거쳐야 하는 중요한 관문이 있답니다.
[임상장학] 수업이랍니다.
교장, 교감선생님은 물론 동료 선생님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수업을 진행한답니다.
당일 수업도 그렇거니와 사전 준비가 장난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온 가족이 주말이면 학교에 가서 환경미화도 거들었습니다.
병은이는 망치 들고 이것 저것 손을 봐 주었습니다.

‘이걸루 할까?’ ‘저걸루 할까?’하면서 거실에 늘어놓은 자료들을 점검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허비합니다.
무엇을 하는지 밤 늦게 ‘프린트 해야 한다’고 제 방을 들락거립니다.
집 컴퓨터를 고집스럽게 제 방에 놓고 내 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긴 개인 노트북을 하나씩 갖고 있어서 제 방에 들어 올 일은 프린트 외에는 없습니다.
그래도 밤을 새우는지는 몰랐습니다.
아침 일찍 출근하다가 은지 방에 불이 켜져 있어서 일찍 일어난 것으로 알았습니다.
가끔 불을 켜 놓고 자기도 합니다.*^-^*
방문은 활짝 열어 놓고~~~

오후 느즈막히 가족 카톡 방이 요란해 집니다.
누가 찍어 주었는지 수업하는 사진까지 첨부했습니다.
제법 그럴 듯 해 보입니다.
아이들과 선생님의 모습이 나름 진지합니다.
뒤편의 교장선생님까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임상장학 무사히 마쳤습니당!!
수업준비랑 환경미화도 도와주고 온갖 짜증도 다 받아주는 사랑하는 우리가족 고마워용 ㅎㅎ’
‘가족이니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거지~ 잘 끝낸 것 축하해*^-^*’

이번에는 아내가 발표 수업이 있답니다.
아내는 밤을 새우지는 않습니다.
‘평상시 입던 옷보다는 단정해야 한다’고 하면서 옷에 신경을 쓰는데 제대로 된 정장이 없습니다.
아내는 정장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아니 입은 적이 없습니다.
헐렁한 옷이 일상복이자 출근 복입니다.

자랑하려는지 세탁소 다녀온 옷을 제방 문고리에 걸어 놓았습니다.
구겨지지 않게 조심스럽답니다.
신참 은지 선생님과는 사뭇 다릅니다.
고참의 여유가 묻어나옵니다.

이러다가 우리 집에 학교가 생기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사랑 받는 비결

뚱뚱하고 전혀 예쁘지도 않은 얼굴로 20년 동안
사랑 받는 가수가 된 비결을 이처럼 이야기 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흉내 내서는 행복해 질 수 없습니다.
자신을 유일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자신만의 가치를 찾는데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합니다"

- 샤론 존스(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