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나의 역사'
“가이드는 나이가 많은가 봐요?”
“아녜요, 아직 많이 어립니다”
“그런데 왜 여기 사람들보고 모두 ‘얘네들!’이라고 해요?”
“아~ 그건~”
“사람들을 존중해야 하는 거 아녜요?”
“습관이 돼서 그래요”
“아무리 습관이 되도 그렇지~ 안 보는 데서는 우리한테도 ‘걔네들!’할 꺼 아녜요?”
“~~~”
출발 때부터 웬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일정표는 물론이고, 현지 지도와 함께,
아내가 말하는 것처럼 목에 거는 볼펜 한 자루 정도는 주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사는 아무 것도 주는 것이 없습니다.
‘입국장이 복잡하니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 하면서 ‘인내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마지막으로 입국장을 빠져 나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마지막은 아니었습니다.
뒤로 우리 일행 중에서 한 두 사람이 더 있는 것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아무도 보이지 않으니 당연히 사람들 가는 대로 따라 나갔습니다.
그런데 단 한 명도 우리 일행이 보이지를 않는 것입니다.
입국장 바깥으로 나가봐도 없습니다.
‘어허~’
결국 되돌아 다시 입국장으로 갔습니다.
이미 다른 마지막 일행도 모두 사라진 뒤였습니다.
그제서야 친구 한 명이 찾으러 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입국장을 빠져 나와 뒷 골목으로 가야 하는데 안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처음 간 사람으로서는 어느 누구도 그 길을 알 턱이 없습니다.
‘궁시렁’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오히려 제대로 찾아 오지 못한, 마지막 없어진 미아(?)일 뿐이었습니다.
제대로 안내도 해주지 않는 가이드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겪었는지 아무런 반응도 없습니다.
그런데 버스에서 안내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일본 사람들에 대하여 ‘얘네들! 운운!’합니다.
참 이상했습니다.
가이드야 말로 일본에서 안내하며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얘네들! 운운!’하면서 말의 순화가 어려운지 이해가 안 갑니다.
한마디 했습니다.
‘나이가 많은가 보네요?’
말 뜻을 깨닫지 못합니다.
마치 자기가 아는 것이 많다고 다 아래로 보이는가 봅니다.
하긴 가이드로서 필요한 상당한 지식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절대 안 되는데~~~
누가 되었든 사람을 존중할 줄 알아야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면세점으로 끝날 때까지 아쉽기만 한 씁쓸한 여정이었습니다.
내가 쓰는 '나의 역사'
여기서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나의 최초의 대답을 하기로 한다.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 E. H. 카의《역사란 무엇인가》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