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레터

진짜 행복

더큰그림 2015. 8. 2. 12:49

“아도 햐꾸넨 닫따라 다까꾸 나루데쇼?(앞으로 100년 있으면 비싸지겠네요?)”
“엥?”
“이쯔모 소우 있따까라~(언제나 그렇게 말씀하셔서~)”
“그렇겠지? 그 정도 시간이 흐르면 당연히 비싸지겠지?”
“난데모 나가꾸 모쯔또 가찌가 아루데쇼우네?(뭐든지 오래 갖고 있으면 가치가 나가는 거네요?)”
“뭐든지 그런 건 아니지~”
“모도다찌또 오까네데쇼?(친구와 돈이지요?)”
“그거야 당연히 그렇지!”

일본 직원이 말 흉내를 냅니다.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한국 돈을 선물하면서 말을 덧붙였습니다.
동전세트는 물론 지폐를 연결권으로 만든 것이 나름 가치 있게 보입니다.
선물을 하면서 늘상 한마디 합니다.

‘친구와 돈은 오래 가지고 있으면 가치가 올라 갑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폐가 두 장 붙어 있으면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부여합니다.
우선 ‘둘이 하나’라는 것과 ‘돈이 붙어 있으니 앞으로 돈을 많이 벌 것’이라는 덕담입니다.
아무도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재미 있어 합니다.

일본에서 전철이나 각종 공공시설은 물론이고 편의점에서 물건 사는데도
대체 결제가 가능하도록 신용카드와는 별도로 사용되는 카드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Suica]카드입니다.
거의 다 쓰면 충전을 하면서 사용하는데 나름 편리합니다.
아주 오래 전에 특별히 한시적으로 발행된 외국인용 기념카드를 이제껏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카드보다는 그림이 특별해 나름 가치도 있어 보입니다.
우연히 그것을 본 일본 직원이 ‘100년 지나면~’하고 제 흉내를 냅니다.
식사를 하다 말고 모두가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일본 법인 정리가 임박해 옵니다.
최종 정리가 끝나면 일단 폐쇄하게 됩니다.
하나씩 배워가면서 원대한 꿈을 가지고 펼쳐졌던 매장이 모두 철수되고 마무리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이제는 한국 직원들이 모두 철수하고 일본 직원만 남아서 성실하게 마무리 작업을 잘 하고 있습니다.
업무를 할 때는 물론이고 식사할 때도 조용하게 말이 없는 줄 알았는데 농담도 할 줄 압니다.
그 동안 함께 해오면서 서로를 충분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남들이 흉내 낼 정도로 자주 외쳤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웃음이 절로 납니다.
마무리를 해도 앞으로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교류를 해야 할 이유입니다.

진짜 행복

현명한 사람은 누군가 가지고 있는 어떤 것 때문에
자신의 즐거움을 망치지 않는다.

- 버트런드 러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