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레터

실수해서 다행이다

더큰그림 2015. 8. 6. 08:56

“그건 제가 똘똘해서 그런 거지요?”
“그 때 그걸 알았다구?”
“그러니까~ ‘계속 울면 더 야단 맞겠구나~’하고 생각한 거지요”
“그래서 그쳤다구?”
“그렀죠~ 제가 어른들의 생각을 다 꿰뚫었다고나 할까?”*^-^*
“말이나 못해야지~ 이거야 원!”
“병은이도 그랬어요?”
“병은이는 단번에 제압이 안 되었지~”
“야단 치는데도 울음을 그치지 않았단 말이죠?”
“그랬지~ 결국 아빠가 병은이한테 졌어!”
“그건 병은이가 영악하지 못해서 그런 거죠”
“병은이가 오히려 강한 자기 주장이 있었던 거지~”
“어른들의 마음을 캐치 하지 못한 거예요”
“너는?”
“저야 단번에 어른들의 마음을 꿰뚫었다니까요~”
“허~ 참!”

은지는 어릴 때 울면 아주 엄한 얼굴로 ‘뚝!’하면 금세 멈추었습니다.
하지만 병은이는 달랐습니다.
‘뚝!’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큰 소리로 발악(?)을 했습니다.
그래서 야단을 중단하고 더 이상 무섭게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그것이 못내 아쉬운(?) 추억입니다.
그런데 맹랑한 은지는 자기가 ‘어른들의 마음을 꿰뚫어서 울음을 그쳐 준 것’이랍니다.
요즘 자기가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말하는 수법도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같은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니 어릴 적 이야기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전철에서 제 바지에 오줌 싼 이야기는 너무 많이 해서 그만 해야 합니다.*^-^*
은지는 어릴 적에 울다가도 ‘뚝!’하면 바로 ‘헉헉~’하기는 했지만 울음을 그쳤습니다.
처음에 확실히 제압을 했습니다.
한번 그렇게 되니까 그 다음부터는 오래 울리는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뚝!’ 한마디면 모두 해결되었습니다.

병은이도 성장하면서 은지 때처럼 ‘뚝!’을 들이댔습니다.
하지만 병은이는 절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더 쎄게 울어댔습니다.
두 손 번쩍 든 것은 병은이가 아니고 저였습니다.
한번 실패하니 그 다음부터는 아무 것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단 한번도 매를 들지 않았지만 심하게 ‘뚝!’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은지가 맹랑합니다.
‘어른 들의 마음을 읽어서 그쳐 주었다’는 것입니다.
이래저래 휴가는 즐겁기만 합니다.

실수해서 다행이다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가 실수해도 절대 혼내지 않는다.
처음 실수한 것은 축하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도 이제까지 많은 실수를 해왔음을 들려주고
실수가 인생에서 큰 도움이 되고 귀중한 일임을 말해준다.
나아가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이 진짜 실수임을 일러준다.

- 마빈 토케이어, ‘왜 유대인인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