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레터

쓴 소리가 조직을 살린다

더큰그림 2015. 9. 3. 11:02

“이런 말 해도 되나요?”
“뭐든지 해 보세요”
“사실 회사가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일이 너무 많은 거 같아요”
“ㅋㅋ 많지요? 일이~”
“일과 삶의 균형이 좀 맞았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시간 나면 뭐해요?”
“잠 자요”
“엥? 그냥 잠만 자요?”
“꼭 그런 건 아니고요, 주로 자는 거 같아요”
“그래도 가끔 운동 같은 거 하지 않아요? 단체로?”
“아주 가끔 축구나 야구 합니다”
“언제 해요?”
“새벽에요”
“그럼 밤 늦게 끝나서 피곤할 텐데 이른 새벽에 나와서 축구를 해요?”
“그러네요?”
“운동할 때 왕창 열기를 뿜지 않나요? 모두 즐겁게~”
“그렇지요? 억지로 나온 사람들도 운동할 때는 모두 즐거워 하는 거 같아요”
“바로 그겁니다, 힘들다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운동을 할 때는 힘든 줄 모르거든요”
“아~”
“힘들다는 일도 그런 방식으로 하면 즐겁지 않을까요?”
“일도 운동처럼요?”
“그렇지요”

어찌된 노릇인지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회사의 보완할 점에 대해서는 힘찬 소리가 나옵니다.
회사의 좋은 점 이야기할 때는 끝을 모르고 이것저것 끄집어 냅니다.
그러다가 보완할 점에 대해서 몇 가지 쓴 소리가 나오는데 깊은 맛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환경도 아닙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일은 계속 늘어만 갑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회사가 비교적 핵심 인재라 생각하고 모듬어(?) 보는 직원조차도 볼멘 소리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나마 하소연할 곳이 있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 볼멘 소리를 하고서도 견딜 만 하다고 딴청을 피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할 것들도 있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마냥 따라만 하면 변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뭔가를 새롭게 시도하고자 하지만 여건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다가오는 것은 불현듯 쏟아지는 비 부가 업무 천지일 뿐입니다.
예정된 본연의 업무를 쳐내기도 바쁜데 갑작스럽게 제출해야 하는 서류업무가 폭주한답니다.
안 할 수도 없고, 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 일과가 다 흘러 간답니다.
인원 보강을 호소해도 채워주기는커녕 오히려 빼가는데 익숙한 것 같답니다.*^-^*
인원이 줄면 업무는 고스란히 남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좋았던 회사 문화조차 이제는 즐겁기는커녕 괴로운 일상으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는 운동은 그나마 시간을 낼 수 있는 새벽에 하는데도 ‘모두 즐겁기만 하다’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것은 언제 해도 힘들지 않고 시간이 없어도 만들어 냅니다.
일하는 방법의 묘미가 거기에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도 게임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긴 볼 멘 소리를 하다 보니 오히려 안 그런 것들을 발견하고 웃어버리게 됩니다.
해법을 스스로 갖고 있었습니다.

쓴 소리가 조직을 살린다

쓴 소리 하는 사람이 없는 조직은 망한다.
일치단결만 해서 한 목표로 가는 조직은 언젠가는 좌초한다.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쓴 소리를 해야 한다.
미래가치는 호기심 많은 사람들,
현재에 대해 No 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발견한다.

- 김 경일 교수(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