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서 다시 일어서라
“요즘 어떻게 지내나 하고~”
“무슨 일이 있는 거는 아니고요?”
“일은 무슨? 이사한다며?”
“아니~ 그게 아니고 겨울이 되면 너무 추운 것 같아서요”
“난방이 안돼?”
“되는데 아무리 쎄게 틀어도 방 바닥에 온기가 없어요”
“관리실에 이야기 해서 고쳐 달라 해야지?”
“왔다 갔어요, 아무 이상 없이 정상이래요”
“아파트에 문제가 있구만?”
“그래서요”
“급하게 이사하면 또 다른 문제가 있을 텐데?”
“꼭 이사하려는 것보다 그냥 알아보고 있어요”
“요즘도 산에 다녀?”
“아뇨! 더울 때는 못 갔어요”
“지금 어디야?”
“친구네 왔어요”
사랑하는 막내 여동생의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벌써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조심스럽기도 하고 뭐라고 딱히 이야기 해줄 말도 없습니다.
그저 하루빨리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소망뿐입니다.
카톡을 날려도 반응이 없습니다.
전화를 하려다가도 멈칫멈칫 하다가 세월만 흘러 갔습니다.
다른 여자 형제를 통해 물어봐도 여전히 ‘그렁저렁’이란 말만 들립니다.
용기를 내서 전화를 했지만 할 말이 없습니다.
‘이제 그만 훌훌 털고 일어나야지?’
입이 안 열립니다.
할 말을 못하고 말았습니다.
괜히 ‘산에 다니냐?’는 엉뚱한 질문만 하고 말았습니다.
이사하는 문제도 사실은 아닌데 그냥 물어봤습니다.
그래도 목소리 한번 듣는 것으로 위안을 삼습니다.
위안을 주고 싶었는데 오히려 위안을 받습니다.
궁금한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판단일 뿐입니다.
매부가 봉직했던 대학교의 소식이 신문에라도 나면 괜히 자세히 읽게 됩니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내용인데 그저 살아 있는 것만 같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방문했던 교정의 모습도 가을이면 유난히 기억에 떠오릅니다.
학생들의 국화 전시회가 일품이었기 때문입니다.
매부는 돼지 박사입니다.
돼지 전문가로서 학생들을 가르쳤었습니다.
그 학교는 농업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교였습니다.
드넓은 캠퍼스에 아름다운 수목으로 우거져 있습니다.
신망이 두텁고 모범적이어서 생전에 아버지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사위였습니다.
형제들간에도 가장 모범적인 가정이었습니다.
한 사람 떠났는데 동생 가정이 전부 흐트러진 느낌입니다.
다른 형제들도 모두 동생의 눈치만 보게 됩니다.
하지만 똑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어서 일어나 아이들에게 더 강한 모습의 엄마가 되어 달라’고~~~
거기에서 다시 일어서라
하나님은 선지자나 불타버린 작은 마을의 사람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사람들이 그렇게 하도록 선택한다.
거기에서 다시 일어서도록, 스스로 치유하고 주변을 돌아보도록 한다.
사람이 사람을 이끌고 사랑하도록 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게 우리를 키우고 있다.
- 앤 라모트의《나쁜 날들에 필요한 말들》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