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말합니다
"아니~ 지금 코 쑤셔서 어디다 떨어뜨렸어?"
"봤어요?"
"오늘만 그런 게 아니라 수시로 쑤신다니까~"
"건조해서 그래요"
"나는 괜찮은데?"
"코가 헐어서 건조하면 자꾸 딱지가 져서 갑갑해요"
"그렇다고 코를 쑤셔서 아무데나 떨어뜨리면 어떻게 해?"
"아무데나 안 떨어뜨렸어요"
"아이고~ 쑤시고 나서 그냥 밑으로 툭툭 털구선~"
"휴지에 닦았어요"
"밖에 나가서도 그래?"
"집에서만 그래요"
"허어~ 고약한 습관이구만?"
"늘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코에 솜으로 틀어 막아봐!"
"숨도 못 쉬라고요?"
"입으로 쉬지?"
별의별 이야기를 다합니다.*^-^*
테레비를 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이 코 구멍으로 들어갑니다.
일부러 곁눈질로 가만히 쳐다 보았습니다.
슬그머니 후빈 손가락을 밑으로 내립니다.
딱 걸렸습니다.
그런데 절대 아니랍니다.
휴지에 닦았답니다.
휴지도 없는데~~~
아내랑 은지가 코 속이 자주 마르나 봅니다.
슬그머니 손가락이 코 속으로 들어가는 현장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습관된다’고 ‘후비지 말라’고 했지만 생각대로 안 되는 모양입니다.
한번은 크게 망신을 줘야 고쳐질 것 같았습니다.
현장에서 포착했습니다.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쏟습니다.
장난기가 발동한지 이미 오래 전인데 그냥 내버려둘 리가 만무합니다.
민망해 하면서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가려운 곳 긁은 것에 지나지 않는답니다.
하긴 코딱지를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이 다음에 서로 등 긁어주는 것은 잘 할 것 같습니다.
맞추어진 것이 아니라 맞추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자주 아내에게 망신을 주지만 아내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저를 망신 준 적이 없습니다.
장난은 치지만 아내를 특별히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사랑은 말합니다
사랑은 말합니다.
"조건 없이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은 말합니다.
"당신은 지금 이대로가 좋습니다."
이런 사랑만이 우리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랑만이 우리가 하나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 바이런 케이티의《나는 지금 누구를 사랑하는가》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