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화를 잘 내는 이유
“제가 생각이 짧고 어리석어서 일을 크게 만들었어요.
몸도 아픈데 집에 들어오세요. 잘못 했어요”
“화낸 것을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미안하고 쑥스럽고 나 자신에 대해 원망스럽네요.
비 온 뒤 다져지는 땅처럼 더 많이 사랑할께요.
그래도 잽싸게 중간이지만 처형 모셔다 드리고 배추 내려놓고 김치 가져온 것은 잘했지요?”
“순간 당황해서 제가 지혜롭게 처신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소리만 커지면 주눅이 들어서~
위급상황에서 잘 대처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래! 이제 괜찮아?”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던데~~~”
“내가 동생한테 전화해서 막 야단치려 했지~”
“그러다가 괜히 끼어들면 문제가 더 커질까 봐서~”
“그렇게 금세 풀어지는 거야!”
“화나니깐 은지 아빠! 무섭던데?”*^-^*
“됐어! 그럼 됐어!”
“김장할 때나 와서 밥 먹구 가!”
사실은 무턱대고 집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나오니까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마땅히 갈 곳이 없습니다.*^-^*
무작정 액셀레이터를 밟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문득, ‘이러다가 더 큰 일 벌어지겠다’ 싶어 얼른 처형께 전화를 했습니다.
이미 버스를 타신 처형과 옥신각신하면서 어쨌든 중간에서 집까지 모셔다 드리고 배추 내려 놓고 김치를 받아 왔습니다.
집으로 되돌아 와서는 아무 말 없이 김치 통 내려 놓고 제 방으로 쑥 들어가 버렸습니다.
아내가 살며시 들어와서는 굉장히 미안한 느낌을 듬뿍 던져 주면서 ‘식사~’합니다.
‘응~’
그래도 말문은 여전히 닫혀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병은이야 원래 말이 없이 밥만 먹는 아이니까 그렇다손 치더라도 은지는 아예 나오지도 않습니다.
한바탕 난리 법석 끝에 늦은 시간에 아주 조용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옆구리로 들어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루가 지났지만 풀리지 않는 고요함이 여전히 집안에 맴돕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이 증폭됩니다.
그러다가도 ‘왜 늘~ 내가 먼저 풀어야 하지?’하는 억울함(?)이 치밀어 옵니다.
하지만 이내 그 생각은 사그라지고 맙니다.
말 없는 아내에게 쌓여가는 스트레스는 아무래도 저보다 더 클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하루 이틀 쌓여가는 것이 있을진대 아내라고 없을 리 만무합니다.
방법을 다각도로 생각해 봅니다.
다행히 시간이 보약입니다.
누그러진 마음으로 슬그머니 다가갈 준비를 했습니다.
아침에 수줍어 하는 아내를 말 없이 안아주었습니다.
슬그머니 안겨주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솟아 오릅니다.
퇴근하면서 아내에게 카톡을 던졌습니다.
먼저 날라온 카톡에 답장이 늦어도 너무 늦었습니다.
곧바로 처형께도 전화를 했습니다.
목소리만 듣고도 한바탕 웃음보따리가 펼쳐집니다.
전화했다는 자체로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하신 모양입니다.
늘 어머니 같은 든든한 후원자이십니다.
가까이 사시기는 하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 오셨습니다.
그냥 옆에 계시기만 해도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괜한 소동을 피워서 잠시나마 신경 쓰시게 했습니다.
아직도 중병이신 것을 모른다고 생각하시는 윗동서께 무엇보다 죄송했습니다.
아버지 같은 형님께 해 넘기기 전에 멋지게 식사 대접이라도 해야겠습니다.
남자가 화를 잘 내는 이유
남자가 화를 잘 내는 이유는 생리학적으로는 남성호르몬의 분비 때문입니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여성보다 10배가 많게 분비되기 때문에 공격성이 과도하게 드러나는 것이죠.
그런데 심리적 이유는 가족을 위한 보호입니다.
농경 시대 이전 수렵 시대에는 동물들을 사냥하는 일과 사나운 짐승과 또 부족 간의 전쟁이 있을 때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 상황에서 남자는 항상 맞서 싸울 준비와 전투에 뛰어나갈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 때 순간적으로 힘을 내야 하는데 그것이 화 에너지입니다.
그래서 남자들이 화를 낼 때는 무의식적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껴 공격한다는 뜻이죠.
부부관계에서는 아내들이 어떤 당위성을 설명하면,
남자들의 귀에는 그것이 따지는 것으로 들리고,
따지는 것은 자신을 공격한다고 느껴서 반사적으로 화부터 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자들이 화를 내는 것은 처자식을 지키려고 하는 본능이 들어 있는 것이죠.
다만, 방향이 잘못 되었을 뿐입니다.
칼을 휘두를 곳은 밖이지 안이 아니니까요.
- 이 병준 대표(파란 Re-bor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