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레터

가슴속에 당신을 기억시켜라

더큰그림 2015. 12. 3. 17:31

“사진관 집 위에 우리 엄마 하면 껌뻑(?) 하시는 분 있잖아?

“그 분 내 친구 엄만데?

“그러니까조 위에 사시잖아?

“엄마가 그 분 전도한 거래요?

“그렇다니까자주 찾아가니까 ‘저 여편네는 왜 또 왔어? 했대”

“나중에 믿고 나서는 그렇게 바뀐 거예요?

“모여서 10원짜리 화투하는데 불쑥 나타나서는 ‘예수 믿으라’ 하셨으니 그럴 만도 하지!

“모였던 사람들 모두가 흉 봤겠네요?

“아니 그렇게 심한 분들이 아니고 그저 ‘나갈 때 되면 나간다’고는 했대!

“지금은 아주 신실하신데?

“그러니까 지금도 엄마 생각하시잖아?

“맞아요 장례식 때도 오셔서 많이 우셨어요”

“엄마가 전도하는 데는 옛날부터 훈련을 많이 하셨지”

“엄마가 화장품 방문 판매하셨잖아요?

“아무 집이나 불쑥 들어가는 것 만큼은 늘 부담이 없으실 정도로 훈련을 하신 거지”

“아그게 그렇게 되네요?

“얘기를 하면 그렇다는 거지”

 

이야기의 끝이 없습니다.

이웃집 아주머니를 전도하셨던 이야기가 올라왔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쳐서는 ‘교회 나가자’고 하셨으니 처음에는 귀찮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늘 시간만 되면 들어가셔서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도를 하셨는데

나중에는 귀찮은 것이 아니라 진솔하게 느껴지셨다는 거였습니다.

결국은 그 분들이 교회에 발길을 들여 놓으셨고 두고두고 어머니를 전도자로이웃집 멘토로 생각하셨다는 겁니다.

역시 큰 누님의 기억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어슴프레 기억되던 것도 확실하게 시나리오로 작성됩니다.

듣고 있던 형제들 모두가 재미 있어 합니다.

지금도 그 분은 우리들만 보면 다가오셔서 먼저 인사를 건네 주십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모하는 데는 오히려 한 수 위십니다.

 

어머니는 자신만이 신앙을 갖는데 머물지 않으셨습니다.

친척 형님이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방문을 하셔서는 불편한 몸이셨는데도

어찌나 간절하게 기도를 하셨던지 병이 금세라도 나을 것만 같았다는 이야기도 벗겨졌습니다.

어머니는 학력이 없으십니다.

그것을 늘 부담으로 안고 계셨습니다.

교회에서는 권사님이시고 밖에서는 교장선생님 사모님이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 핸디캡으로말하는 방법이나 지식에서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열심히정말 열심히 하셨습니다.

성경책도 여러 번 읽으면 알 수 있다고 생각하셨습니다.

무슨 말인지 몰라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으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 나눌 때는 성경 말씀이 줄줄이 엮여서 풀려 나오곤 했습니다.

기도는 정말로 간절하게 이어가셨습니다.

제일 힘들어 하신 권사님으로서 순서대로 해야만 하는 대 예배 때 대표기도도 막상 단상에 오르시면 줄줄줄줄이셨습니다.

대단한 어머니가 떠나시고 세월이 흘러가지만 남아 있는 어머니의 흔적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아직도 교회에서는 어머니의 기억으로 회자되는 이야기가 너무나 많습니다.

배워서 따라가야 할 어머니의 흔적입니다.

 

자랑스러운 어머니의 발자취를 돌아봅니다.

 

가슴속에 당신을 기억시켜라

 

당신의 재능은 사람들 머릿속에 기억되지만,

당신의 배려와 인간적인 여백은

사람들 가슴속에 기억된다.

가슴으로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당신 편이다.

 

이 철환(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