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에 당신을 기억시켜라
“사진관 집 위에 우리 엄마 하면 껌뻑(?) 하시는 분 있잖아?”
“그 분 내 친구 엄만데?”
“그러니까~ 조 위에 사시잖아?”
“엄마가 그 분 전도한 거래요?”
“그렇다니까~ 자주 찾아가니까 ‘저 여편네는 왜 또 왔어?’ 했대”
“나중에 믿고 나서는 그렇게 바뀐 거예요?”
“모여서 10원짜리 화투하는데 불쑥 나타나서는 ‘예수 믿으라’ 하셨으니 그럴 만도 하지!”
“모였던 사람들 모두가 흉 봤겠네요?”
“아니 그렇게 심한 분들이 아니고 그저 ‘나갈 때 되면 나간다’고는 했대!”
“지금은 아주 신실하신데?”
“그러니까 지금도 엄마 생각하시잖아?”
“맞아요 장례식 때도 오셔서 많이 우셨어요”
“엄마가 전도하는 데는 옛날부터 훈련을 많이 하셨지”
“엄마가 화장품 방문 판매하셨잖아요?”
“아무 집이나 불쑥 들어가는 것 만큼은 늘 부담이 없으실 정도로 훈련을 하신 거지”
“아~ 그게 그렇게 되네요?’
“얘기를 하면 그렇다는 거지”
이야기의 끝이 없습니다.
이웃집 아주머니를 전도하셨던 이야기가 올라왔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쳐서는 ‘교회 나가자’고 하셨으니 처음에는 귀찮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늘 시간만 되면 들어가셔서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도를 하셨는데
나중에는 귀찮은 것이 아니라 진솔하게 느껴지셨다는 거였습니다.
결국은 그 분들이 교회에 발길을 들여 놓으셨고 두고두고 어머니를 전도자로, 이웃집 멘토로 생각하셨다는 겁니다.
역시 큰 누님의 기억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어슴프레 기억되던 것도 확실하게 시나리오로 작성됩니다.
듣고 있던 형제들 모두가 재미 있어 합니다.
지금도 그 분은 우리들만 보면 다가오셔서 먼저 인사를 건네 주십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모하는 데는 오히려 한 수 위십니다.
어머니는 자신만이 신앙을 갖는데 머물지 않으셨습니다.
친척 형님이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방문을 하셔서는 불편한 몸이셨는데도
어찌나 간절하게 기도를 하셨던지 ‘병이 금세라도 나을 것만 같았다’는 이야기도 벗겨졌습니다.
어머니는 학력이 없으십니다.
그것을 늘 부담으로 안고 계셨습니다.
교회에서는 권사님이시고 밖에서는 교장선생님 사모님이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 핸디캡으로, 말하는 방법이나 지식에서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열심히, 정말 열심히 하셨습니다.
성경책도 여러 번 읽으면 알 수 있다고 생각하셨습니다.
무슨 말인지 몰라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으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 나눌 때는 성경 말씀이 줄줄이 엮여서 풀려 나오곤 했습니다.
기도는 정말로 간절하게 이어가셨습니다.
제일 힘들어 하신 권사님으로서 순서대로 해야만 하는 대 예배 때 대표기도도 막상 단상에 오르시면 줄줄줄줄~ 이셨습니다.
대단한 어머니가 떠나시고 세월이 흘러가지만 남아 있는 어머니의 흔적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아직도 교회에서는 어머니의 기억으로 회자되는 이야기가 너무나 많습니다.
배워서 따라가야 할 어머니의 흔적입니다.
자랑스러운 어머니의 발자취를 돌아봅니다.
가슴속에 당신을 기억시켜라
당신의 재능은 사람들 머릿속에 기억되지만,
당신의 배려와 인간적인 여백은
사람들 가슴속에 기억된다.
가슴으로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당신 편이다.
- 이 철환(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