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이전글 2015. 2. 21. 12:46

여백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 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 도 종환 (1956~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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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큰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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