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땅!”
“아~”
“돌려! 패스! 패스!”
“패스가 안돼요”
“똥 뽈만 차는 거 같애!”
“공중으로 차 올리기만 하면 패스가 안 되는데~”
“상대편이 더 잘하는 거 아냐?”
“잘하기는 모두 잘 해요”
“우린 국가 대표 출신도 몇 명 되던데?”
“처음이라 그럴 꺼예요”
“상대팀은 처음 아닌가?”
“저 사람은 빼는 게 좋겠어요”
“누구? 아~ 저 사람? 좀 어설픈 것 같기도 하고~”
“자꾸만 공을 빼앗기는 거 같아요”
“감독은 얼마나 답답하겠어?”
“우리가 함부로 뭐라 하면 안돼요”
“안 들리게 하잖아?”
“안 들려도 선수는 칭찬해 주어야 잘 한대요”
예정에도 없던 축구장에 갔습니다.
우리회사 축구팀이 창단되고 첫 홈경기가 열리는 날입니다.
입추의 여지도 없이 운동장에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창단하고 첫 경기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각종 선물들을 나누어 주는 부스에는 길게 장사진을 치고 있습니다.
저도 축구에 문외한이지만 처음의 기념품에 눈(?)이 멀어 덜컥 연간 회원에 가입을 했습니다.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했습니다.*^-^*
1년 내내 전 경기 입장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이것 저것 준다는 기념품에 마음이 더 갔습니다.
생전 처음 하다 보니 절차도 무척 복잡하여 괜히 했다는 후회도 했습니다.
하지만 첫 경기만큼은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덩달아 아내가 움직였습니다.
흔쾌히 따라나서는 아내가 신기하기만 합니다.
스포츠라 하면 집에서 테레비 보는 것 외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마저도 누군가 틀어놨으니까 함께 보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운동장까지 함께 가겠다니 이거야말로 대박(?) 사건입니다.
아침 일찍 1부 예배로 서둘렀습니다.
목사님께서 ‘오늘은 어디 가시느냐?’고 질문하셨지만 그냥 ‘네!’라고만 했습니다.*^-^*
서둘러 운동장을 향하는데 너무 이른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른 게 아니었습니다.
운동장이 출입구도 여기저기 있고 지정된 자리에 앉아야 하는 것은 둘째치고 사전에 등록을 해야 한답니다.
모르고 안 했습니다.
현장에서 되기는 하는데 해보면 간단하지만 안 해본 사람에게는 짜증일 뿐입니다.
어떻게 우왕좌왕하다가 직원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입장을 했습니다.
정확히 예정시간에 킥오프되는 것이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테레비에서 보는 것과 사뭇 다른 광경입니다.
바로 눈 앞에서 공을 뺏고 빼앗기는 절묘한 순간들이 포착됩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테레비에서는 슬로비디오로 확인이 되는데 운동장에서는 그게 안 됩니다.
그저 한 눈 팔지 말고 똑바로 봐야 합니다.
아내가 공차는 모습을 보고 한마디 합니다.
‘저 선수는 빼야 되는데~~~’
‘헐!’
일찍이 경험치 못한 감독관의 모습입니다.
그러면서도 한마디 추가합니다.
설령 운동장에서는 듣지 못해도 선수들을 칭찬해주어야 잘 한답니다.
결국 1:1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이기는 것이 좋지만 ‘상대팀도 첫 경기인데 지면 기분 좋겠냐?’면서 잘 된 경기라 합니다.
각종 언론에서 경쟁적으로 취재를 하더니 저녁 뉴스시간에 운동장 모습이 비쳐졌습니다.
얼른 ‘우리 얼굴 나왔나?’하고 아내와 열심히 찾습니다.
안 나옵니다.
‘에이~’
사람은 정말 관심이 자신 외에 다른 곳에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는 칭찬 받고 싶다
운동선수, 아니 어느 누구에게든
‘잘했다(well done)’는 말보다 더 가치 있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더 이상 수식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스포츠 세계에서 창출해 낸 최고의 말이다.
-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