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사람 많이 민망하네요?”
“엥? 그런 게 아니고~”
“됐어요!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 진심이라 했어요”
“에이~ 그건~”
“어릴 때 못 먹어서 그래요”
“그건 아닌 것 같다! 우리 집이야말로 밥 먹듯 굶었었는데?”
“내가 키 작아서 손해 난 것 있어요?”
“누가 자기보고 그랬나?”
“ㅋㅋ 괜찮아요! 어차피 더 자라지는 않을 텐데요, 뭘!”
“허이 참! 말 한번 잘 못 했다가 큰 코 다쳤네”
“어디 가서나 그러지 마세요”
“실제로 작은 건 맞잖아?”
“누가 뭐래요?”

용감한 설전(舌戰)입니다.
우연히 테레비에 나온 옛날 임금의 모습을 보고 무의식 중에 ‘작은 키 운운!’ 했습니다.
별로 생각 없이 내 뱉은 말이 뜬금없는 아내의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뱉은 말에 그만 난처해지고 말았습니다.
말은 안 해도 늘 작은 키에 대한 아쉬움을 간직한 사람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표현일 것입니다.
수습이 안 됩니다.
되돌려 담으려 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장난기로 이야기하지만 내심 서운함이 묻어나옵니다.
‘아니라’ 하니, ‘괜찮다’하면서 거꾸로 장난을 칩니다.

사진 찍을 때는 항상 무릎을 굽힙니다.
그래야 아내랑 비슷하게 키를 맞춥니다.
핸드폰 자작 사진 찍을 때는 살짝 무릎을 굽혀서 찍든지 아예 아내를 한 계단 위로 올립니다.
그러면 얼추 키가 비슷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저의 모습을 보고 방긋 웃어주는 아내가 괜찮아 보입니다.

세상에는 키 작은 영웅이 참 많습니다.
영웅과 함께 사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키 작다고 불평한적이 없는데 괜한 소리 한번 해서 낭패를 겪습니다.
가끔은 아내도 정겨운 장난을 걸어 옵니다.
순간 약점을 잡고서는 뒤 흔듭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저의 모습이 재미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마무리는 제가 한 방 먹이고 끝냅니다.
사실은 사실이니까~~~
아직도 제가 용감한 측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후배의 지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큰 일 날 일’이라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줘라

“당신 말대로 난 키도 작고, 피부도 검은데다가, 너무 뚱뚱해요.
하지만 어머니는 늘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죠.
‘딸아, 있는 그대로의 네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줘라.
그러면 너는 물론 다른 사람들이 네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거란다.’ 라고 말입니다.”

- 미국 흑인 여가수 샤론 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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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큰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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