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확보해!"
“한 조각 남았는데요?"
"그러니까! 얼른 확보 하라구!"
"저 한 조각 먹었어요"
"아빠가 드시기 전에~"
"ㅋㅋ"
"또 깎아야 한단 말야!"
"또 있어요?"
"있기야 또 있지!~"
가만히 듣고 보니 서운한 생각이 듭니다.
아내가 배를 깎아 놓고는 한 조각 남으니까 얼른 은지보고 확보하라고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먹다가 움찔해집니다.
은지는 막 한 조각 먹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다고 저 역시 잔뜩 먹어 치우는 것도 아닙니다.
가끔 저보다 은지를 더 챙기는 아내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은지 줘야 하니까 남기시죠?'
대단한 것도 아닌데 은지가 먹어야 한답니다.
먹는 속도 하면 저랑 병은이는 거의 KTX입니다.
그런가 하면 은지는 비둘기 호 정도 됩니다.
비둘기 호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가장 느린 기차입니다.
특히 장항선이나 호남선에 추억이 깃든 열차입니다.
빈틈이 조금만 보여도 할머니들이 헤집고 앉으려 하십니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젊은이(?)의 신세가 됩니다.
'아빠 드려!'
하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병은이와 저의 먹는 속도는 남겨줘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 그럴 수 있어
세상에는 우리의 기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도 많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말은, 그 일과
그 일을 한 사람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에서 출발한다.
단호히 거부하면 그 일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내가 살면서 얻은 마법 같은 선물이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그래, 그럴 수 있어."
- 이 영미의《나는 대한민국의 행복한 교사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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