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은이는?”
“청년부 회식이래요”
“회식? 무슨 회식?”
“가끔 청년들끼리 밥 먹는 거지요 뭐?”
“너는 왜 안 갔어?”
“일이 있으니까 안 갔지요”
“그럼 병은이 꺼 남겨야 하는데?”
“병은이 이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요?”
“아냐~ 지금은 좋아해”
“그렇게 많이 남겨요?”
“두 첨씩은 남겨 줘야지~”
“너무 많아요, 우린 뭐 먹어요?”
“너 먹을 것은 충분해!”
“원래 회는 내가 좋아하는 건데~”
“그래서 많이 사왔잖아?”
“많아도 좋아요”
“나눠 먹어!”
“넹!”
마침 늦은 시간 막바지 할인 행사를 하는 가운데 오랜만에 회를 샀습니다.
그것도 한 접시가 아니라 두 접시를 샀습니다.
은지는 어릴 때부터 저를 닮았는지 회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아내랑 병은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저랑 은지만 좋아하는 회를 자주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비교적(?) 값이 싸지 않았습니다.*^-^*
가끔 저녁 늦게 쇼핑을 하다 보면 붙어 있는 가격표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때가 있습니다.
온 가족이 한바탕 판을 벌리는 날입니다.
언젠가부터 병은이랑 아내도 회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먹기 시작했다니까 먹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입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한 접시로는 분위기가 살지 못합니다.
마침 할인 행사여서 큰 맘 먹고 두 접시 담았습니다.
입이 활짝 벌어진 은지는 먹기도 전에 함박 웃음입니다.
그런 은지가 참 재미 있습니다.
정작 먹는 것을 보면 가장 적게 먹습니다.
기분만 하나 가득 입니다.
병은이가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은 가운데 저녁 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잠 자는 사람은 남겨주지 않지만, 밖에 나가 아직 안 들어온 사람에게는 먹을 것을 남겨주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전달됩니다.
은지가 장난을 칩니다.
‘병은이는 회식 간 것이니까 배불리 먹고 올 것’이라고~~~
별도의 접시에 종류별로 두 조각씩 덜어지는 것을 보고 그만 담으라 합니다.
이래저래 이야기 거리로 풍성한 저녁식사가 됩니다.
무엇보다 병은이의 외부 활동이 행복을 더해 줍니다.
파랑새
파랑새를 찾아 숲에도 가 보고
휘황찬란한 궁전에도 가 보았다.
실망하여 집에 돌아오니
집의 추녀 끝에 파랑새가 있었다.
- 이 정하의《아직도 기다림이 남아있는 사람은 행복하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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