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hurdson

“미처 퇴각하지 못한 공산주의자들은 ’아버지를 몽둥이로 때려 죽이면 너는 살려주겠다’고 하면서 16살 아들을 협박했습니다”

“아들이 어찌 아버지를 때려 죽일 수 있겠습니까?

“아들은 ‘우리는 천국 간다’면서 오히려 공산주의자들을 위로 했습니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담임이었던 김방호목사를 창과 몽둥이로 때려 죽이고 말았습니다”

김방호 목사는 죽으면서까지도 너희들은 절대로 이들을 미워하지 말라, 이들이 몰라서 그러는 거야라고 외치고 찬양을 부르며 피를 토하고 순교했습니다

3개월 동안 무참히도 전교인의 3/4 77명이 순교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역사적인 사실들을 자료와 유물로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지금도 한적하기만 한 조그만 어촌일 뿐입니다.

인근에 염전이 있고 크지 않은 마을은 평화롭기만 합니다.

일부러 찾아가는 길목이 아주 평탄하지는 않습니다.

그 유명한 굴비의 법성포를 가로질러 한참을 해안으로 달려야 했습니다.

짠 냄새가 진동하는 해안가 언덕 위에 높이 세워진 십자가가 보입니다.

멀리서도 금세 알아볼 수 있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봉고차량이 하나 있는데 방향이 같은지 갈래 길마다 두리 번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교회에서 만났습니다.

한창 여름 성경학교와 수련회의 일환으로 순례 길에 오른 것 같습니다.

우리처럼 가족도 있습니다.

 

77인의 순교 비, 이들의 시신이 합장된 묘소, 순교자 기념 예배당, 각종 유물들과 자료를 가지고 우리를 맞이합니다.

교회의 영상기록이 상영되고 현재 염산교회의 임준석 담임 목사님이 잠깐 동안 설명을 해 주십니다.

영상을 보면서 참담했던 현실의 모습에 숙연해지기만 합니다.

같은 동네 살았었으면서도 무참하게 교인들을 죽이는 과정이 상상되고도 남습니다.

여러 명을 돌에 매달아 바닷가에 그대로 수장시키는가 하면, 몽둥이로, 창으로 사람을 죽이는 처참한 광경입니다.

당시에는 10대 어린 나이였지만 몰래 숨어서 지켜보던 살아남은 어르신들의 증언이 생생하기만 합니다.

단지 미국 문물인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주장이 백 번 천 번 맞는다 해도 사람을 그렇게 죽이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놀라운 것은 다른 지역에서 사역을 하느라 참변을 모면한 김방호 목사님의 둘째 아들인 김익 전도사가  

나중에 이 염산교회로 부임해서는 마을사람들 중에 살해에 가담한 사람들을 모두 용서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가족을 다 잃은 김방호 목사의 둘째 아들입니다라고 시작한 그의 차분한 전도는 이 마을 저 마을로 소문이 나면서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의심하였지만 진정성 있는 화해의 용서에 모두 감동으로 받아들인 아름다운 현장이기도 합니다.

전시장을 돌아보는 내내 숙연한 자세는 물론이고 허름한 신앙생활로 눈가림만 하던 신앙생활에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가족 모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처럼 생각에 잠기는 회개의 순간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요한복음 12 24절 말씀으로 정리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우리는 천국 간다

 

우리는 여기에서

갈보리 언덕을 우러르네

 

우리 주님 그 십자가 앞에

일흔일곱 순교 제물들

우리는 천국 간다

그 음성 소금 되어

오늘도 우리를 일깨우네

 

그 노래 빛이 되어

오늘도 뭇 영혼 불 밝히네

 

- 박 종구(영광 염산교회 순교성지 팜픞렛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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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큰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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