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화개장터다"
"구경 한번 해 주세요♬ 있을 건 다 있어요♬ 없는 건 없구요~"♪
"아빠~ 제대로 불러야지요?"
"제대로 하잖아?"
"뭐가 제대로예요? 제대로 한번 틀어 드려요?"
"틀어봐 그럼!"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말로만 듣던 [화개장터]에 갔습니다.
벚꽃 십리 길을 빠져 나와 [화개장터] 같은데 어설프기만 합니다.
돌 비석 하나 발견하고, 버스 터미널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분명 [화개장터] 맞습니다.
비좁은 시골길 가장자리는 이미 무법천지 주차된 차량으로 비집고 들어갈 구멍이 없습니다.
화살표를 따라가보니 개천가 주차장인데 무더운 여름날인데도 이미 가득 차 있어서 되돌아 나오는 차와 마주보게 됩니다.
반가운 건지 아쉬운 건지 씁쓸한 미소와 함께 빙글빙글 되돌아 나오려는데 '얼레?' 트럭 한대가 빠집니다.
주차전쟁에서 가장 신나는 순간입니다.
커피를 사러 간다고 이미 차에서 내린 은지와 병은이가 되돌아 오기를 기다리는데 아내는 그늘만 찾습니다.
버스 터미널 앞에 [화개장터]란 돌 비석이 뎅그러니 서있길래 증명사진 하나 박았습니다.
어떤 게 섬진강이고 어떤 게 화개협에서 흐른 물인지도 모른 채 다리 하나 건넜더니 그게 [화개교]랍니다.
'꼭 봐야 하나?'고 투덜대는 은지에게 '다리건너 뭐가 있을지 모르잖아?'하고 건너고 보니 제대로 [화개장터]가 나옵니다.
뜨겁게 달아오른 조 영남동상을 껴안고 사진 찍는 아줌마를 기다려 모두 달라 붙었습니다.
온갖 한약재와 없는 것 빼고 다 갖추고 있다더니, 있는 것만 있습니다.*^-^*
시장 한 가운데 생뚱맞은 정자 밑에 앉아 그늘을 즐기던 아내를 불러 ‘조 영남과 사진 찍자’고 했더니 심드렁하기만 합니다.
역시 무더위는 다 귀찮아지는가 봅니다.
그래도 은지와 병은이가 이것저것 두리 번 거리는 것이 흥미가 있는 모양입니다.
사진 몇 장 찍고 되돌아 나오는 길에 역마살(?) 낀 동네가 바로 [화개장터]라는 사실도 귀에 들어옵니다.
김 동리 소설 [역마]의 현장도 바로 [화개장터]랍니다.
이래저래 고운 정 미운 정 주고 받는 경상도 전라도의 [화개장터]입니다.
화개장터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말 하동사람 윗말 구례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구경 한번 와 보세요
보기엔 그냥 시골 장터지만
있어야 할건 다 있구요
없을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전라도쪽 사람들은 나룻배타고
경상도쪽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경상도 사투리와 전라도 사투리가
오손도손 왁자지껄 장을 펼치네
구경 한번 와 보세요
오시면 모두모두 이웃사촌
고운정 미운정 주고 받는
경상도 전라도의 화개장터
- 조 영남(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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