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두 자루라 했어!”
“그래~ 두 자루, 껍질 벗겨서~”
“맞아! 맞아~ 우린 한 자루씩!”
“밭에 아무 것도 없다며?”
“없긴 왜 없어? 아직 덜 영글었거나~ 이미 수확해서 그렇지~”
“분명히 한 접씩 두 자루라 했잖아? 한 접이면 100개니까 200개!”
“한 접이란 말은 언제 했는가? 그런 말 했나?”
“아니?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그런데 쟤는 왜 100개씩 계산을 해?”
“욕심이 과 하구만?”
“옥수수 셈법이 [자루]라는 단위로 세잖아?”
“그렇지? 그러니까~ 껍질 까서 두 자루! 100개씩은 무슨?”
“어허! 말이 틀리잖아? 아무튼 내일 아침에 밭에 가서 보자구!”
“아예 포기째 전부 뽑아가도 돼!”
“밭 채 들고가!”
“아이~ 왜들 그래?”
“재밌어서~”
대마도 민숙(민박) 팀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호텔 방이 부족해서 4쌍만 별도로 허접한(?) 해변가 개인 집에서 숙박을 했었습니다.
얼마나 황당했는지 60년대 수련원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다다미 방이긴 했으나 칸막이도 변변찮고,
더군다나 세면장과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해야 했는데 그야말로 인내가 필요했습니다.
잠도 안 자고 모여서 집행 팀을 성토(?)하다가 친해진 친구들입니다.
그 당시 멤버 중에 개인 농장을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농장은 서울에서 꽤 멀리 떨어진 한적한 곳에 있습니다.
군 부대도 다닥다닥 붙어있는 옛날 38선도 넘어선 곳입니다.
마침 여름 휴가철 이어서인지 네비게이션을 열심히 따라 갔는데5시간이나 걸렸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조금만 우회하면 꽉 막힌 유원지를 피해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미리 가르쳐 주지 않아 모처럼 드라이브 즐겼습니다.*^-^*
하긴 에어컨 시원한 차 속이 훨씬 좋기는 했습니다.
옥수수를 무진장 심어서 모두에게 한 자루(?)씩 준다고 했습니다.
한 친구에게는 소시지를 별도로 꺼내 놓았다 해서 특별히 두 자루(?) 준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껍질 벗겨서~
모두가 이야기하면서 나뒹굴 정도의 웃기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농장에 와보니 옥수수는 물론이고 수박이며 참외 등이
풀과의 전쟁에서 완전히 패배한(?) 쓰라린 현장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리 와서 사전 점검해보니 옥수수는 전부 따도 2~30개가 전부일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까 풋고추 외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고구마는 아직 영글지 않았고~~~
그렇다고 그 많은 자두 나무도 열매 하나 없습니다.
이미 수확의 계절이 한참 전에 지나갔습니다.
그러니까 뎅그라니 별장만 있을 뿐입니다.
그래도 시골 토종 닭까지 잡고 난리 법석을 떨면서 잔치 분위기를 냈습니다.
밤 늦도록 먹고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적당한 시간에 미리 잠자리에 들었는데 끝까지 버틴(?) 몇 명이 잠을 호되게 설치게 합니다.
옥수수가 달랑 두 개의 두 자루인지, 100개씩 담은 두 자루인지를 가지고 설전을 벌렸습니다.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옥수수를 ‘포기째 뽑아가라’면서 손사래를 치는 농장 주인 친구의 말로 정리되었습니다.
옥수수는 개수를 셀 때 [자루]라 한다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먼저 주면 더 크게 돌아온다
누군가의 호의를 입으면 사람은 마음의 빚을 지게 되고,
그런 빚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한다.
빚을 진 사람의 입장에서
마음의 빚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방법은
받은 것 보다 더 큰 호의나 보상으로 갚는 것이다.
그것이 상호성의 법칙이다.
- 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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