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가까이 와서 팔목도 잡고 그러면 안돼?

“그게~

“싫으면 할 수 없는 거지만 내가 좋아하는 건데 해주면 안돼?

“사실은~

“사실은 뭐?

“팔짱을 끼면 매달리는 거 같아서 싫어요”

“매달려그럼 손을 잡으면 되잖아?

“죄송해요!

“싱겁긴스스로 핸디캡이라 생각하면 어떻게 해?

“핸디캡이라 생각 안 해요”

“그럼?

“창피해 할까 봐~

“내가?

“매달린 거 사람들이 보면 그렇지 않을까요?
“나 걱정 해주느라고?

“그냥 그렇다는 거죠!

“난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이제부터 어디 갈 때는 팔짱 끼워 봐”

“이제 와서 생뚱 맞게~

“거 봐~

 

연애로 아웅다웅 한 것도 아니고소개로 만난 우리 부부는 데이트 다운 데이트를 해보지 못했습니다.

엉겁결에(?) 한 식구가 되어 나름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며 세월을 저편으로 밀어냈습니다.

불현듯 나이 먹어서도 정답게 팔짱을 끼고 다니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대로 팔짱을 끼워 본 적이 기억에 없습니다,

그 동안 느껴보지 못한 아쉬움을 흠씬 담아 ‘팔짱 운운!!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상상도 해보지 못한 이야기를 합니다.

 

아내는 키가 작습니다.

그렇다고 엄청 작은 것도 아닙니다.

그냥 작은 키라는 정도입니다.

아쉽다거나 불편하다거나 창피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당사자는 그렇지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팔짱을 끼워달라는 말을 여러 번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마다 싫다기 보다는 그냥 걷자고 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본인은 매달리는 듯한 팔짱 끼우기가 상당히 신경 쓰였나 봅니다.

해달라고 하는 것도 한 두 번이지 그 뒤로 당연한 듯이 둘 이는 떨어져 다니다 보니 이내 자연스럽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도 ‘좀 붙어 다녀라’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좀 붙어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들이밀었다가,

웬지 돌에 맞은 듯한 느낌만 들고 미안한 마음이 불길처럼 치솟아 오릅니다.

아내의 핸디캡(?) 속에는 무한한 겸손과 낮아짐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오히려 상대를 배려하는 깊은 마음이 숨겨져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아직은 아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부부싸움의 재발견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거,

그것을 심리적으로 보면 ’부정’에 해당이 됩니다.

자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이야기지요.

그건 어떤 면에서는 미성숙함을 드러내고 있는 조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문제라는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외부에 문제가 있다 해서 화를 내고 더러 비난하는 표현들을 쓰게 됩니다.

 

이 병준 대표(파란 Re-born) -

Posted by 더큰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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