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이건?

“왜요?

“은지가 카드 썼는데?

“은지에게 주지 않았어요?

“줬지그런데 책상 위에 그대로 있던데?

“먼저 번 것도 사용이 되나 보죠 뭐?

“아냐새로 등록을 했기 때문에 구 카드는 못 써!

“바꿔 간 거 아닐까요?

 

“그러네이건 옛날 카드네?

“거 봐요내일 어디 간다고 아빠 카드로 옷 사고 있는 거네요?

“하긴 쓰라고 준 건데~

“많이 썼어요?

“아니두 번!

“횟수 문제가 아니라 금액이 문제죠”

“마음대로 쓰라고 하면 더 못 써!

“하긴 명품 사는 애는 아니니까요”

“명품 사려면 자기 돈으로 사야지~

“걔는 평생 명품 안 쓸 꺼 같아요”
“그럴까?

“지금까지 봐서는 그래요”

“명품이란 것이 별건가?

“그러니까요~

“얜 언제와?

“곧 오겠죠옷도 샀으니~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카드가 자동으로 재발급되어 배송되었습니다.

한정적으로 용도가 있어서 발급받았던 것인데 기한이 차면 중단하기로 했던 카드입니다.

그런데 중단 신청을 별도로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재발급된답니다.

카드사야 당연히 재발급하면 이로울 테니까 묻지도 않고 배송절차까지 마쳤습니다.

결국 다시 사용하되 그 동안 아이들이 꼭 필요할 때 사용했던 것처럼만 허락을 했습니다.

학원비처럼 목돈이 들어가는 것을 비롯해서 옷 사는 것까지 허용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헤프게 쓰지 않아 안심은 되었습니다.

 

새로운 카드를 온갖 폼(?)을 잡고 아직 선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은지에게 건넸습니다.

대충 책상 위에 올려 놓는 것을 보았는데 저녁에 보니 책상 위에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핸드폰으로 카드 사용 실적이 떠오른 겁니다.

 

‘어이상하다?

‘분명히 책상 위에 카드가 그대로 놓여 있던데?

 

은지가 이미 새 카드로 교체해서 새 것을 들고 나갔던 것입니다.

어디에서 얼마짜리를 사용했는지 상세하게 핸드폰 문자에 올라 옵니다.

굳이 카톡으로 ‘아빠카드 썼어용’ 하지 않아도 미리 알게 됩니다.

학창 시절 아이들의 꿈이 아카[=아빠 카드]를 갖고 다니는 거랍니다.

그 꿈을 실현시켜주는 것이 아빠로서 해야 할 일 같았습니다.

꿈을 이루어주기는 했는데 이제는 자기들도 돈 버는 어른이 되었는데 여전히 손을 벌립니다.

입고 다니는 옷을 보면서,

 

‘요것도 내가 사 준거네?

 

은근히 자랑스럽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회수 할 때는 뭐라 해야 할지~~~

 

꽃 향기처럼 피어나는 것

 

행복이란 무엇인가.

밖에서 오는 행복도 있겠지만

안에서 향기처럼꽃 향기처럼

피어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가족들끼리아니면 한두 사람이라도

조촐하게 녹차를 마시면서 잔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거기서 또한 삶의 향기가

피어날 수 있다.

 

법정의《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 하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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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큰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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