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옷 사러 간 거였어?"
"아뇨! 나간 김에 길거리에서~"
"뭔 옷을 길거리에서 사?"
"아녜요! 이거 그래도 브랜드 있는 거예요"
"아무리 브랜드 있는 거라 해도 길거리에서 사면 그게~"
"당연히 재고지요, 그래도 괜찮지 않아요?"
"뭐를 입어도 괜찮기야 하지~ 그런데~"
"어느 날 출근하려고 맨날 입던 옷을 입었는데 후줄근해 보이지 뭐예요?"
"한가지만 입으니까 그렇지~"
"특별히 옷에 신경을 안 쓰다 보니 아이들한테도 미안한 거예요"
"단정히만 입으면 되는 거 아냐?"
"그렇게 늘 생각했지요, 그런데 여름 옷은 오래 입으니까 정말 없어 보이더라구요!"
"사서 아예 입고 온 거야?"
"어차피 사는 건데요 뭘?"
"잘 했네! 옷은 자기가 사야 해!"
"미안해요! 혼자만 사서~"
"엥? 옷을 자주 안 사주니까 역설법으로?"
"그게 아니라~"
그렇게 보니까 그렇게 보입니다.
멀리서 봐도 옷 색깔만 보면 아내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출근하면서 입는 옷이 늘 똑같습니다.
그래도 어색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그냥 눈에 익었던 것입니다.
특별히 계절이 바뀌었다고 해서 새로 옷을 사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그냥 편하게 입으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짐짓 느낌이 왔는가 봅니다.
'아이들한테도 미안한 생각이 드는 거 있죠?'
그나마 길거리에서 옷을 사면서 미안하단 생각을 갖습니다.
웬지 허전함과 아쉬움이 묻어나옵니다.
하긴 출근할 때 무엇을 입고 갔는지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어쩌다 퇴근길 복장을 본 적은 있습니다.
‘그러려니~’ 했습니다.
'이 옷이 좋으니 이거 입어라!
‘그건 아니 것 같다' 할 겨를도 없습니다.
각자 알아서 옷은 입고 다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다시 한번 보라고 후줄근(?) 하다는 옷을 입어 보입니다.
진짜로 후줄근해 보입니다.*^-^*
하지만 몇 번을 패션 감각에 맞추어 옷을 사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소화(?)를 못 시킵니다.
할 수 없이 옷은 각자 알아서 사 입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구두쇠 아내의 소비는 필수품 외에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 핑계 대고 아무 신경 안 쓰다가 뭔가 뒤통수를 맞은 기분입니다.
이제는 아내도 한가지 옷을 너무 오래 입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하긴 하던데~~~
나에게 끌리는 색깔
뜰에서 또는 들이나 산에서
나무, 풀 등 끌리는 식물에 걸어가 앞에 선다.
빛깔, 형태, 움직임을 바라본다.
햇빛을 흡수해 드러나는 빛깔을 음미한다.
파스텔이나 수성 색연필에서 끌리는 색깔을
하나 골라 손이 가는 대로 그린다.
그 빛깔을 바라본다.
잠시 느낌에 머물러 있는다.
- 조 수연의《이미 그대는 충분하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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