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요?”
“몰라?”
“몰라요”
“그게 무슨 말이야? 은지가 가고 싶다는 곳 몰라?”
“이야기 안 해 주었는데요?”
“물어 봐야지?”
“그냥 따라가면 되는 거 아녜요?”
“따라가다니? 니가 운전해야지?”
“헹!”

가끔은 엉뚱한 모습에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잠깐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여름 휴가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아내의 주장이 먹혀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이 커서 같이 안 가겠다고 할 때까지 온 가족이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올해도 함께 움직이는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새내기 은지 선생님이 가고 싶다는 곳이 핵심입니다.
이제는 수업하다가 나오는 사진만 봐도 가봐야겠다고 생각되는 모양입니다.
일전에 엄청 고생하고 밤 늦도록 숙소도 없이 헤매던 곳을 다시 가야 합니다.
하긴 어딜 가서 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미 숙소 잡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참 많이들 다니는 것 같습니다.

숙소만 해결되면 다른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전혀 없습니다.
숙소가 안되어 차 안에서 그냥 쉬기로 했던 지난 날이 헤집고 기억납니다.
아내는 숙소부터 정해야 한다고 다그칩니다.
직접 찾으라 하고 싶지만 참았습니다.
병은이와 단 둘이 캠프를 떠날 때는 병은이가 나름 가야 할 곳을 찾아서 슬쩍 들이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노릇인지 이번에는 어디로 가는지 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당연히 은지도 이야기하고 아내도 이야기 했으리라 생각했는데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도 서운해 하지 않는 병은이가 대견합니다.
다만 운전해야 한다니까 벌써부터 싫은가 봅니다.
정말 싫은 건지~
튕기는 건지~~~

‘짜~식이!’

우선 부모님의 뜻을 따르렴

우선 부모님의 뜻을 따르렴.
하지만 네가 잡고 있는 올바른 방향까지 잃어버리란 말은 아니다.
그 방향을 잃지만 않는다면 부모님의 뜻을
따르는 것 또한 진리이다.

대도에는 문이 따로 없다.
네가 중심을 잃지 않고 남을 위한다는 아량 넓은 마음을 간직한다면
아무 것도 거치적거릴 게 없을 것이다.

- 현각의《오직 모를 뿐》중에서 -

'모닝레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짜 행복  (0) 2015.08.02
행복한 부부를 만드는 황금법칙  (0) 2015.07.29
아이의 울음  (0) 2015.07.27
인생의 바둑  (0) 2015.07.25
도움을 청하라  (0) 2015.07.07
Posted by 더큰그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