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라보~ 부라보~”
“(지금 부라보 때 맞아?)”
“(아닌 거 같은데요)”
“(저 사람은 뭐야? 혼자 난리도 아니네?)”
“(그러게 말예요)”
“(저렇게 하는 게 맞는 거 아냐?)”
“(다른 사람들도 안 하는데요?)”
“(저 사람이 오버하는 거 맞지?)”
“(심하게 오버하는 거 같아요)”
“부라보~ 부라보~”
“(에구 감짝이야!)”
“(정말 아닌 거 같아요)”
큰 소리로 말도 못합니다.
조용한 분위기에 갑자기 어떤 사람이 일어나서 박수 치며 ‘부라보~’를 외칩니다.
글쎄~ 공연이라고는 손가락을 헤집을 만큼 거리가 먼 우리 부부는 그저 ‘이런 거구나~’하고 있는데,
요란한 박수 소리는 당연하기보다는 공연관람에 방해만 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제지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야 하는 건지?’
‘그래도 되는 건지?’
도무지 종 잡을 수가 없습니다.
공연 자체에 관심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언제 또 일어나 고함을 치려나~’
아마 같은 직종(?)의 사람이라 감동에 감동이 넘치는 모양 같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좀 심한 거 같습니다.
자주 있지 않은 모처럼의 나들이가 기분만 엄청 상하고 말았습니다.
공연이 끝나면 기립박수라는 것도 있고, 감동의 대가로 축하의 의미도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연 중간에 박수 치며 ‘부라보~’를 외치며 환호성을 치는 것은 심한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벌떡벌떡 일어나서 목청 높일 때는 무대 앞이 가려지기도 했습니다.
‘목소리나 가늘어야지~’
굵은 바리톤의 저음으로 바닥까지 깔린 큰 목소리로 ‘부라보~’할라치면 소스라치게 놀라고 맙니다.
잘하는 것에 대한 환호성이야 당연히 이해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공연이 마쳤을 때는 우리도 일어나서 박수를 쳤습니다.
그냥 박수만 쳤습니다.
그 사람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다 쳐다 보았습니다.
별로 내키지 않는 아내를 겨우 설득해서 함께 공연을 보고는 기분만 ‘영~’ 언짢게 되고 말았습니다.
잘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부라보~’할 때와 아닌 때가 구분이 안 가는 사람 같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국립극장을 다시 가 본 기억이 없습니다.
웬지 그 곳에 가면 또 그런 사람 만날 것 같습니다.*^-^*
기립박수
뭐든 찬사를 보내고 싶을 때,
진정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들 때,
가슴을 툭 두드리는 감성의 시그널에 감사할 때,
망설이지 않고 일어서서 박수를 칠 수 있는 용기,
너무나 아름답다.
누군가의 빛나는 순간에
서슴없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사람이고 싶다.
언제나.
- 성 수선의《나의 일상에 너의 일상을 더해》중에서 -
'모닝레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이어트를 해도 살이 안 빠지는 이유 (0) | 2015.10.08 |
---|---|
사랑, 친절, 공감은 이자가 붙어 나에게 돌아온다 (0) | 2015.10.07 |
풀잎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0) | 2015.10.05 |
나의 나무, '내 영혼의 나무' (0) | 2015.10.03 |
첫아이가 나에게 가르쳐준 것 (0) | 2015.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