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박수

모닝레터 2015. 10. 6. 13:22

부라보부라보~”

 

“(지금 부라보 때 맞아?)”

“(아닌 거 같은데요)”

“(저 사람은 뭐야혼자 난리도 아니네?)”

“(그러게 말예요)”

“(저렇게 하는 게 맞는 거 아냐?)”

“(다른 사람들도 안 하는데요?)”

“(저 사람이 오버하는 거 맞지?)”
“(
심하게 오버하는 거 같아요)”

 

부라보부라보~”

 

“(에구 감짝이야!)”

“(정말 아닌 거 같아요)”

 

큰 소리로 말도 못합니다.

조용한 분위기에 갑자기 어떤 사람이 일어나서 박수 치며 부라보~’를 외칩니다.

글쎄공연이라고는 손가락을 헤집을 만큼 거리가 먼 우리 부부는 그저 이런 거구나~’하고 있는데,

요란한 박수 소리는 당연하기보다는 공연관람에 방해만 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제지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야 하는 건지?’

그래도 되는 건지?’

 

도무지 종 잡을 수가 없습니다.

공연 자체에 관심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언제 또 일어나 고함을 치려나~’

 

아마 같은 직종(?)의 사람이라 감동에 감동이 넘치는 모양 같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좀 심한 거 같습니다.

자주 있지 않은 모처럼의 나들이가 기분만 엄청 상하고 말았습니다.

공연이 끝나면 기립박수라는 것도 있고감동의 대가로 축하의 의미도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연 중간에 박수 치며 부라보~’를 외치며 환호성을 치는 것은 심한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벌떡벌떡 일어나서 목청 높일 때는 무대 앞이 가려지기도 했습니다.

목소리나 가늘어야지~’

굵은 바리톤의 저음으로 바닥까지 깔린 큰 목소리로 부라보~’할라치면 소스라치게 놀라고 맙니다.

잘하는 것에 대한 환호성이야 당연히 이해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공연이 마쳤을 때는 우리도 일어나서 박수를 쳤습니다.

그냥 박수만 쳤습니다.

그 사람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다 쳐다 보았습니다.

 

별로 내키지 않는 아내를 겨우 설득해서 함께 공연을 보고는 기분만 ~’ 언짢게 되고 말았습니다.

잘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부라보~’할 때와 아닌 때가 구분이 안 가는 사람 같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국립극장을 다시 가 본 기억이 없습니다.

웬지 그 곳에 가면 또 그런 사람 만날 것 같습니다.*^-^*

 

기립박수

 

뭐든 찬사를 보내고 싶을 때,

진정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들 때,

가슴을 툭 두드리는 감성의 시그널에 감사할 때,

망설이지 않고 일어서서 박수를 칠 수 있는 용기,

너무나 아름답다.

누군가의 빛나는 순간에

서슴없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사람이고 싶다.

언제나.

 

성 수선의《나의 일상에 너의 일상을 더해》중에서 -

Posted by 더큰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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