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네 엄마 요리하는데 문제가 좀 있지?"

"뭐가요?"

"한꺼번에 많이 해 놓으면 데울 때마다 맛이 떨어져 나가잖아?"

"아빠가 살림을 안 해봐서 그래요"

"살림 안 하는 거하고 한꺼번에 많이 요리하는 거하고 뭔 상관이야?"

"직장 다니면서 요리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요?"

"설거지나 제대로 하면서 그런 이야기 하는 거야?"

"여기서 설거지 이야기는 또 뭐에요?"

"완전 엄마 편이네?"

"아이 참아빠가 엄마보고 뭐라 하시니까 그렇지요?"

"내가 틀린 말 했냐?"

"틀린 말 맞는 말이 어딨어요?"

"내 말은자반 같은 거는 두 마리잖아한 마리씩 하는 것이 맛있게 먹는 비결이라는 거지~"

"아빠가 하면 되잖아요?"

"허이이거 참!"

 

다들 어디 갔는지 은지하고만 저녁식탁을 마주 했습니다.

어쩐 일인지 은지가 밥을 다 했습니다.

반찬이야 어차피 프라스틱 통에 들은 거 열기만 하면 됩니다.

자반을 데웠다고 해서 '그거면 되지~'하면서 첫 숟가락을 뜨는데,

웬지 데우고 또 데운 자반이 보기에도 맛깔이 안 납니다.

한마디 한다는 것이 아내를 공격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맹랑한 은지가 그대로 받아줄 리가 없습니다.

곧바로 아내를 대신해서 반격해 옵니다.

 

'아빠가 살림을 안 해봐서 그래요'

'!'

 

곧바로 말문이 막힙니다.

사실을 상황으로 대처하는 은지가 얄밉기만 합니다.*^-^*

당연히 요리야 새로 한 것이 맛나는 것이지 데우고 또 데워서 먹으면 맛이 떨어집니다.

주말농장에서 솎아낸 갓으로 김치를 담갔는데 ‘영~’ 생각한 맛이 나지 않는 갓김치 통을 열었습니다.

‘어디서 쿠린내가 난다’고 은지가 곧바로 꼬집습니다.

제가 담근 김치는 아무도 먹지 않기 때문에 아내만 살림하는 것으로 단정합니다.

 

사실 아내는 오히려 김치 담그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어쩌다이기는 하지만 김치는 제가 담급니다.

그렇다고 김장김치까지 담그는 것은 아닙니다.

파김치나 갓김치 같은 특별한(?) 김치를 담급니다.

짧지 않은 자취 경험이 남겨준 재능(?)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담근 김치는 하나같이 짜서 그런지맛이 없어서 그런지 아무도 먹지 않습니다.

혼자서 다 먹어야 합니다.

그러니 젓갈 냄새 난다고 아우성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모처럼 은지하고만 마주한 저녁식사가 아주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다행히 은지는 아빠한테 아무렇게 던진 말에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집안 살림은 아내가 하기 때문에 ‘요리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지 말라’는 엄포 같습니다.

맹랑한 것 같으니라구~~~

 

안타깝지만 현실입니다.*^-^*

 

사랑하는 내면의 아이에게

 

교사학부모 등 이미 성장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내면에 늘 건강하고 생동감 있는 '아이'가 살아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동시에 어른으로서 책임감을 지니면서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아이'와 균형을 맞춰

나가는 일은 삶을 충만하게 해줍니다.

 

최 성애조 벽의《감정코치K》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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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큰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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