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누가 있었지?”
“지금 미국 가서 사는데 오빠가 국무총리도 했어”
“그래? 아~ 그러고 보니 이름이 비슷하네?”
“우리 기수는 남자들이 거의 없었어!”
“아냐~ 그래도 몇 명 있었어! 뿔뿔이 흩어져서 그렀지~”
“승돈이는 지금 뭐해?”
“직장 다니지!”
“어디서?”
“남양! 언제 한번 다같이 갈까?”
“그러자! 아 참! 그리고 얌전했던 애 있잖아? 이름이 뭐더라?”
“얌전한 애? 우린 다 얌전했잖아?”
“ㅋㅋ 너 말고 최? 최 뭔가 있었잖아?”
“원우? 그래 맞다 최원우가 있었지”
“그 때 우리 기수가 제일 많았어”
“그랬나? 우리 바로 윗 기수가 우리랑 어울려서 그래”
“맞아 초등학교는 선밴데 우리랑 같이 어울렸어”
“하긴 너무 오랜만이라 이름도 다 까물까물하네?”
“그래도 다 기억난다 얘!”
반말은 하는데 모두 다 형수님들입니다.*^-^*
중 고등부와 청년 부 때 다녔던 교회에서 홈커밍데이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시큰둥했는데 어쩔 수 없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오전 예배를 마치고 부지런히 고향으로 향했습니다.
고향이라 해도 1시간 거리입니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별로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자연스레 예전에 다녔던 교회도 방문할 기회가 없어졌습니다.
열정적인 후배 하나가 과거 교회에서 열심히(?) 뛰었던 선배들을 초청해 주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 부지런히도 연락을 반복하는 바람에 성의가 괘씸(?)해서 발길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우리 기수는 인원수는 많은데 남자들보다는 여자들 수가 훨씬 많았습니다.
자연스레 부끄럼 많이 타고 떠밀려서 회장도 장기집권(?) 했습니다.
이제는 모두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아니 저만 빼고~~~
정작 참석을 하고 보니 우리 기수는 모두 6명이 참석했습니다.
그것도 아직도 교회에 출석하는 3명에, 외지에서 저 포함하여 3명이 왔습니다.
많이 온 겁니다.
하긴 같은 교회를 다녀도 만날 기회도 없었답니다.
옛날처럼 예배가 한번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오전 오후로 나뉘어서 여러 번 예배를 드린답니다.
이미 원로가 되신 장로님을 비롯하여 낮 익은 여러 권사님들과 중등부 때 담임 맡으셨던 선생님도 오셨습니다.
선후배들을 포함하여 대거 1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모두가 반가워라 난리도 아닙니다.*^-^*
옛날 모습 그대로입니다.
개구장이는 나이 먹어도 여전히 개구장이고, 깍쟁이도 여전히 깍쟁이로 보입니다.
특송을 한다고 연습을 시키는데 아무도 연습에 임하지 않습니다.
결국 몇몇 대표주자들의 목소리에 묻어가기로 했습니다.
오후 찬양 예배시간이 평소보다 두 배는 길어졌습니다.
교회의 초창기 전도사님이셨던, 지금은 서울 유명한 교회의 원로목사님이 특별 메시지를 전하셨습니다.
반가운 얼굴들이 모처럼 모여서 화기애애한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끝나고 그냥 헤어지기 뭐하다고 다들 기수 별로 카페로 이동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서 주일학교 교사로 가르쳤던 제자들(?)이 ‘선생님!’이라고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같이 늙어가고 있습니다.
아내보다도 나이들이 더 많습니다.*^-^*
우리 기수도 덩달아 애프터 미팅으로 이어졌습니다.
역시 아줌마들의 수다가 길어집니다.
남자는 저 혼자입니다.
줄줄이 이름들을 꿰는 사이 여기저기서 문자가 들이닥칩니다.
각자 연락이 되는 친구들에게 모임을 알리면서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문자로 달랩니다.
괘 많은 친구들의 연락처가 한꺼번에 확보 됩니다.
뭐하고 사는지도 다 확인됩니다.
다들 잘 살고 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학교만 홈커밍데이를 하는 줄 알았는데 교회에서도 합니다.
꽤 의미가 있었습니다.
마치 중 고등부 때 모습으로 되돌아간 기분이었습니다.
우선 참석 못한 친구네로 쳐들어가는 일정을 잡기로 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언젠가’를 ‘오늘, 지금 당장’으로 바꿔라
인생은 나에게 어떤 것도 미루지 말라고
몇 번이나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나는 늘 바쁘고 시간에 쫓긴다는 이유로
중요한 일을 뒤로 미루기 일쑤였다.
당시 다급했던 일들은 지금 생각하면 더 없이 하찮을 뿐이다.
반면 그로 인해 잃어버렸던 기회는
너무도 아쉽고 또한 되돌릴 수가 없다.
- 다닐 알렉사드로비치 그라닌 -
'모닝레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당한 자부심 (0) | 2015.12.09 |
---|---|
아름답게 시작하라 (0) | 2015.12.08 |
메모가 천재를 만든다 (0) | 2015.12.05 |
'48색 크레파스'를 갖고 싶었어요! (0) | 2015.12.04 |
가슴속에 당신을 기억시켜라 (0) | 2015.12.03 |